응답: 선교현장의 효과적 팀사역

정민영

상아탑에서 나온 탁상공론이 아닌 오랜 기간 선교현장에서 섬겨온 강대흥 선교사의 풍부한 경험에서 나온 설득력 있는 글이다. 성경적 원리가 선교현장에서의 팀사역을 분명하고 강력하게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바람직한 팀사역을 일궈내지 못하고 있는 한국 선교계를 향한 안타까움과 함께 기필코 성경적 팀사역을 우리네 사역 현장에서 일궈내기 원하는 그의 결의가 곳곳에 배어있다. 작금 선교계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이슈가 단순한 선교 외형의 증가보다는 협력과 동역을 통한 시너지 효과의 창출에 있음을 감안할 때, 한국 선교의 발전적 미래를 향한 시의적절한 글이라 생각된다.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팀사역을 추구하기 위해 이 글이 결하거나 보충이 필요한 부분을 중심으로 건설적 비판을 시도하고자 한다.

1. 우선 전체적으로 다소 원론적 논의로 흐른 경향이 있다. 원론은 각론의 기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지만, 여섯 문항으로 짜여진 글 중에서 바람직한 팀사역 구조를 제안하는 실제적 부분이 다소 짧고 일반적인 게 아쉽다. 이 부분이 더욱 확대되고 구체화된다면 더 유익한 글이 되리라 믿는다.

2. 한국적 팀사역, 즉 독특하고 고유한 한국적 팀사역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나 설명이 미흡하다. 다섯째 문항(‘한국선교사들에게 팀사역이 가능한가?’)에서 이 문제를 어느 정도 다루고 있는데, 한국 선교의 팀사역을 저해하는 전반적인 요인들을 거론한 데 반해 대안적인 ‘한국형’ 팀사역을 제시하는 부분이 다소 약해서 한국적 대안이기보다는 일반적 원칙으로 여겨진다. 나가는 말에서 필자가 자인한대로, 더욱 충분하고 전문적인 현장조사를 거친 후에 한국적 대안을 도출해내는 후속작업이 필요한 듯하다.

3. 바람직한 팀사역의 구현을 위한 검증된 요건/원리와 실제적 대안이 보다 선명하게 제시되었더라면 좋았겠고, 특히 선교지 팀사역 사례들과 모델들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참고 도서 및 자료들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반면, 이 글에서 몇 가지 중요한 단초들이 제기되었는데, 다음 사항들을 보충한다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l  팀원들이 은사대로 섬겨야 팀웍이 제대로 이뤄진다는 것(2.5)은 매우 중요한 팀사역의 원리이다. 자연적 교회성장 (Natural Church Development) 이론에서 다루는 은사중심 사역(gift-based ministry)을 여기에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

l  성경적 팀사역의 모델들을 거론한 것(3)이나 선교현장에서 볼 수 있는 유형들을 거론한 것(4)은 매우 적절했다. 그러나 단순히 사실들을 나열하기보다 다양한 유형에서 발견되는 원리들을 추출하고 상호 대비시킴으로써 한국형 팀사역에 적합한 요소 및 모델을 추적하는 작업이 병행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l  여러 곳에서 리더십 문제를 다룬 것도 효과적 팀사역의 핵심을 찌른 일이었다. 이 문제의 비중으로 볼 때 다른 문항에 섞어 다루기보다는 별도 항목으로 심도 있게 다루는 것이 더 타당하리라 여겨진다.

l  선교적 동역(collaboration)을 일궈내기 위한 조건들 중 대부분이 선교사의 자질과 연관된 내용이었다. 이것은 선교사의 선발, 교육, 오리엔테이션 및 사전 훈련(pre-field training) 차원에서 다뤄지고 미리 걸러져야 할 사안으로, 팀사역 문제가 현장에서 불거진 후에 대처하기는 대단히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l  국내본부나 후원교회가 제반사를 원격 조정하는 일의 문제를 지적한 것은 적절했으나, 그 대안인 현장 중심의 사역/관리 체제의 구축이 보다 심도 있게 다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팀사역은 단순한 조직이나 지도자의 문제보다 훨씬 포괄적인 체제(system)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l  선교사 자녀(MK) 교육 문제가 팀사역의 주요 이슈임을 지적한 것은 매우 새로운 관점으로 팀사역이 통합적 선교체제의 구축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해준다. 사실상 이 문제는 모두가 꺼리는 공개된 비밀로, 팀사역뿐 아니라 한국선교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심각한 이슈인데 필자가 용기 있게 문제를 제기한 셈이다. 선교사가 처음 선교단체나 교단 선교부에 소속할 때 서약한 바를 이행하는 일의 중요성을 잘 거론했는데, MK 문제도 선교공동체 차원에서 분명한 원칙과 규정이 세워지고 합의되어야 팀사역의 장애물이 되는 것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l  현지인을 고용하는 문제는 팀사역뿐 아니라 선교전략 차원에서 다뤄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 고용이나 물질공세를 통한 물리적 연합이 아닌, 진정한 동역자/동반자 관계를 통한 화학적 연합이 팀사역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