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영 (사회): 중요한 세 가지의 아젠다가 있습니다. 첫째는 차기 포럼의 윤곽의 잡는 일입니다. 이번 포럼을 통해 중요하고 시급한 여러 주제들이 나왔는데, 우선순위를 정해서 그 가운데 하나를 다음 포럼의 주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세분화 작업은 위원회를 형성해서 진행하는 것이 좋겠으나, 모임 규모를 생각하면 참석자 전체가 위원회처럼 움직여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둘째는 취지문 채택인데, 이 자리에서 최종안이 결정되기 바랍니다. 셋째는 포럼의 내용과 결과를 출판하는 작업입니다. 이번 포럼에 발제와 응답, 토론 등으로 참여해주셔서 감사한데, 우리끼리 잔치하고 끝나면 절대 안 되고 한국선교계가 공유하도록 좀 더 수고해주셔야 합니다. 출판하기로 결정한다면 구체적인 역할분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출판사 선정은 비교적 쉬운 일이고, 기고자들께서 조금 더 헌신을 하셔야 할 것입니다. 출판이 가능하도록 발제문을 수정하되, 응답과 토론을 거쳤기 때문에 그것을 반영하여 글을 손질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혹시 이 세 가지 외에도 꼭 다뤄야 할 의제가 빠졌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손창남 - 포럼 멤버십에 대한 문제를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나 참석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번 모임에 참석한 이들은 반드시 다음 번 모임에도 참석해야 하는지 여부 등이 궁금합니다.

정민영 - 그것을 첫 번째 아젠다에 포함시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철호 - 구체적인 아젠다를 논의하기에 앞서 이번 포럼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1. 방콕포럼 2004의 평가

정민영 - 그러면 먼저 이번 포럼을 간략히 평가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포럼에 대해 여러분의 허심탄회한 의견을 말씀해주십시오. 

손창남 - 사전에 의견을 교환할 기회는 있었지만, 그래도 개최시기에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연초인 점이 선교단체의 일정을 조정하는 면에서나 여행경비 면에서 부담스러운 시기였다고 생각됩니다.

조경호 - 저 같은 경우는 목숨을 걸고 왔습니다. (웃음)

황태연 - 회의 진행방법에 대해 말씀드린다면, 발제에 대해 응답하는 방법으로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발제자가 일단 방향을 제시한 후 그 목적을 향해 논의하는 방식을 택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해야 할 것입니다.

정민영 - 첫 모임인 이번 포럼의 성격상 제한된 시간에 여러 주제를 폭넓게 다뤘기 때문에 심층적인 논의를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중요한 주제를 하나씩 다뤄가야 할 텐데, 그때는 목표와 방향성을 가지고 심층토론을 거쳐 한국선교계에 강력히 요청하는 형태로 가야 할 것입니다.

황태연 - 폭넓은 주제들을 한꺼번에 꺼내놓다 보니 모호성도 있었지만, 서론적인 모임으로 아주 좋았다고 봅니다. 

안은숙 - ‘뭔가 하는 것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말씀처럼 폭넓은 전망을 제시해주어서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선교현장과 선교신학의 연관성을 생각하게 되었고, 선교사자녀(MK) 문제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이어지는 정기포럼을 위한 좋은 워밍업이었고, 무엇이 중요한가를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모임이 되었습니다.

김종국 - 제게도 굉장히 의미 있는 만남이었습니다. 선교라는 동일한 목표를 앞에 두고 서로 다른 분들이 피차 직접-간접적인 경험을 나눌 수 있었기에 이해의 폭이 넓어졌고,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나 자신의 위치와 해야 할 역할을 발견하게 돼서 어떤 모임보다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정민영 - 좋은 말씀만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 개선을 위한 코멘트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손창남 - 시간이 너무 빠듯했는데, 좀 더 여유 있는 진행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정민영 - 매우 심각한 주제들을 심도 깊게 논의하면서도 적당한 휴식과 교제를 병행하려면 최소한 4-5일 정도의 일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한도수 - 개인적으로 이 자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참석했습니다. 선교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역하시는 분들을 통해 많은 말씀을 들었고, 선교부를 위해 어떻게 섬기고 운영해야 할지, 한국교회에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 등 많은 것들을 마음에 담고 갑니다. 한 마디씩 가볍게 던지는 농담 속에서 진지한 고민을 읽을 수 있었고, 의제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재배치 문제에 대해 신갈렙 선교사님이 한국교회가 전략 없이 보내놓고 이제 와서 남 이야기하듯 재배치를 논한다고 지적하셨는데 많이 공감되는 말씀이었습니다. 그것이 파송단체의 문제지 왜 선교사의 문제냐 하는 말씀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이번 포럼에 참석하시 분들이 15년 이상 사역경험을 가진 분들이기 때문에 현장중심의 선교가 이뤄져야 하겠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본부가 정책을 세우고 조정하려 할 때도 현장중심의 시각으로 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손창남 - 이번 포럼의 평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장소 문제인데, 매우 좋았습니다. 

조경호 - 이번 모임의 성격에 대한 정확한 사전 이해가 부족했다고 봅니다. 한철호 총무님이 권유해서 오긴 했는데, 준비과정에서 메일을 통해 안내를 받고 발제 부탁도 받았지만 정확하게 어떤 성격의 포럼이며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충분히 알지 못하고 참석하게 된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참석과정을 통해 충분히 숙지할 수 있었고 너무 좋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한 가지 기도하는 것은 포럼이 포럼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고, 어떻게 이러한 포럼을 통해 한국선교의 바람직한 방향성을 제시해줄 수 있을까 하는 면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귀한 분들을 만나서 흥분되고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정민영 - 포럼의 형식이나 진행에 대해 특별히 하실 말씀이 없습니까? 세부적인 이야기이지만, 다음에는 참가자들의 공항안내 등을 위해 이번처럼 한 두 사람이 고생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황정신 - 공항영접과 관련해서는 많은 분들이 함께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는 보다 세심한 준비를 통해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조 목사님이 보내주신 메일을 열어보면서 선교를 위해 무엇인가 함께 엮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선교사자녀들이 함께 지내는 치앙마이 ‘푸른 초장’에 있는 식구들이 재정문제를 포함해 이 포럼을 위해 함께 기도로 준비했습니다. 이번 포럼을 통해 먼발치에서 성함만 들었던 많은 동역자들을 만나뵙게 되어 감사할 뿐입니다.

정민영 - 이번 포럼의 선장 역할을 맡으신 강대흥 선교사님의 수고와 헌신에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이러한 모임은 분명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자비량해서라도 참여할 만한 모임이라고 확신합니다. 또한 한국교회와 한국선교의 미래를 위한 의미 있는 일에 재정을 쾌척할 독지가를 확보하여 이러한 모임이 지속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한 자발적 공동오너십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특정 교회나 개인에게 지나친 부담을 안겨주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됩니다.

김종국 - 포럼은 전체적으로 좋았지만 시간진행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각 발제마다 토론이 진행되었으면 좋았을 덴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흐름상 정민영 선교사님의 발제가 먼저 있었으면 좋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장훈태 - 여러 가지 좋은 말씀들에 다 공감합니다. 무엇보다 포럼을 준비하신 분들이 수고 많으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처럼 상아탑에 있는 사람에게는 현장의 생동감 있는 자료를 접할 수 있어 매우 소득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포럼이 진행되면서 선교에 대해 재교육을 받는 기분으로 매시간을 보냈습니다. 개선할 점을 한 가지 이야기한다면, 앞으로는 전체 포럼의 윤곽을 미리 알려주고 총괄적으로 의제를 제시한 후 그에 대한 섹션별 응답이 아닌 논평을 통해서 그간 생각하지 못했거나 다뤄지지 않은 부분들을 보충하는 방향으로 가면 좋을 것입니다. 이번 포럼의 경우 응답이나 토론에 주변적인 내용이 많아 시간 사용의 효율성이 떨어진 면이 있었습니다. 질문과 답변을 보다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신학적이거나 경험적인 용어들에 대한 정의도 각주에 분명하게 제시해서 제3의 독자들이나 선교 관심자들에게 보다 명확히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10년 이상씩 풍부한 경험을 쌓으신 존경스러운 선배선교사들의 발제를 통해 한국교회가 도전받고, 용어들도 잘 이해하도록 제시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주 노동자의 증가와 국제결혼의 확대로 다인종사회로 급선회라고 있는 한국사회의 변화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원색적이고 탁상공론적인 문제를 뛰어넘어 이런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심각히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실례로 불교나 힌두교, 이슬람 등 타종교의 세력이 강해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발제와 토론을 통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지난해 학력고사에도 아랍어가 추가된 실정이고, 회교권의 적극적인 한국공략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이슈를 포럼에서 다뤄서 교계의 관심을 고취시켜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안은숙 - 주제를 벗어난 주변적 언급이 너무 많았다는 지적을 하셨는데, 그런 일에 시간이 많이 사용되었다 할지라도 그것이 바로 현장 선교사들에게 감지된 문제의 제기라면 낭비적이라기보다는 결국 토의됐어야 할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황태연 - 이번 모임에서 마음이 통하는 분들과 함께 대화하며 보낸 시간이 무엇보다 감사했고, 하시는 말씀을 들으면서 과연 선교단체들을 이끌만한 지도력을 갖추신 분들이라고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선교현장에서 ‘막노동’하시는 분도 계시고, 상아탑에서 땀 흘리는 분도 계시며, 사무실에서 전화 받기에 바쁜 분도 계신데, 서로 다른 포맷을 통일성 있게 맞춰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임경철 - 이번 포럼에서 발표된 내용을 책으로 출판할 것이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출판하는 문제는 보다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독자층이 다양할뿐더러 토론 중 의미의 혼선이 일어나고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부분도 있는데, 오해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비판적이거나 논쟁적인 부분들을 걸러내야 할 것이고, 각주 등 근거에 대해서도 최대한의 검증을 통해 출판에 임해야 불필요한 잡음을 최소화하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정민영 - 실제로 책을 출판하기 위해서는 원고를 제출하신 분들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9년 전 방콕에서 모였던 한인선교사 모임도 기고한 분들의 허락을 받아서 편집위원회에게 편집에 대한 상당한 권한을 부여해준 바 있습니다. 출판이 가능하려면 우선 현재의 원고를 발제자가 보다 세심하게 다듬어주셔야 하는데, 일정한 기간까지 교정이 완성이 되지 않는 원고는 부득이 목록에서 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아니면 편집위원회에 상당한 권한을 부여해서 원저자의 의미를 최대한 살리되 상식적인 판단으로 편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임경철 -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기고자들의 양해와 허락을 받아 편집위원회를 구성하고 편집 및 출판과 관련된 전권을 위임해 주고, 기고자들도 손질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빠른 시간 내에 협조해야 할 것입니다.

손창남 - 과거에 출판했다는 모임도 이런 형식으로 진행되었는지, 발제자와 응답자의 내용만 실었는지, 아니면 토론내용도 포함했는지 궁금합니다.

정민영 - 발제와 응답뿐 아니라 토론내용도 메모 형태로 포함했습니다.

손창남 - 원고로 정리된 것보다 토론에서 예민한 발언들이 많았기 때문에 과연 출판을 어느 부분까지 포함할 것인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황태연- 발제에 대한 응답을 참고해 원고를 수정하게 된다면 과연 응답을 포함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내용면에 있어서도 객체가 아닌 주체로 이야기하다 보면 자신의 생각을 주입한 원고도 많다고 봅니다. 현재대로 진행하자는 정민영 선교사님의 주장도 이해되지만, 그래도 출판을 할 때에는 객관적 형태를 담보해야 한다고 봅니다.

안은숙 - 발제와 응답뿐 아니라 토론내용도 함께 담자고 하는데, 누구를 대상으로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민영 - 일단 출판이 되어 책이 보급되면 독자층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논의는 별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실제적으로는 일반적인 한인 선교계가 그 대상이 된다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안은숙- 그렇다면 KWMA에서 발표한 글들과 논란이 될 수 있는데, 책이 주는 파급효과를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조경호 - 목회전문 잡지의 편집장을 통해 들은 바로는 독자들이 가장 관심 있게, 인상 깊게 기억하는 기사가 대담부분이라고 들었습니다. 우리가 토론한 내용은 표현을 완화하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했는데, 국내에서나 선교지에서 정 부담스러운 내용은 편집위원회가 조정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한철호 - 이런 형태의 모임을 통해 두 권의 책이 출간된 바 있는데, 개인적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현장의 이야기라 크게 도움이 됩니다. 이제껏 그러한 책들로 인해 문제된 적은 없습니다. 편집위원회에 맡기면 될 것입니다.

조경호 - 우리가 모인 것은 문제를 제기하고 일으키자는 것인데, 문제가 안 되면 오히려 문제 있는 것 아닌가요?

안은숙 - 내부적 보급을 목적으로 출간할 수도 있고, 모두를 대상으로 배부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내용면에서 이 둘을 구분해 나누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장훈태 - 일단 책은 출판하기로 하되 자구 수정만 해서 내기로 동의합니다. 논란이 일더라도 화두를 던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경호 목사님 말씀처럼 문제를 제기하고 한국선교 위해 모였는데 덮어둘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만약 교단이나 특정단체에서 문제를 제기한다면 이해가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내기로 동의합니다.

강대흥 -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도 우리 집안일을 솔직히 말했습니다. 남의 집 일이라면 어찌 말할 수 있었겠습니까? 발제문은 수정 보충하여 다 넣고, 응답은 발제문에 반영될 것이니 빼고, 토론은 다 실어주되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의 동의를 받고 싣는 것으로 정리하면 좋겠습니다.

토론을 거쳐 정민영, 장훈태, 황태연, 한철호, 신갈렙, 황정신을 편집위원으로 선정하다. 녹취록 편집은 황정신 선교사가 맡기로 하다.

2. 차기 포럼 토의

정민영 - 이제부터 차기 포럼의 주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손창남 - 이번 포럼을 통해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적이었던 이야기는 방콕 노회장이신 아누손 장로님께서 지적하신 문제였습니다. 문화적인 문제를 비롯해 많은 말씀을 들려주셨지만, “현지에서 선교사가 문제를 일으키게 되면 누가 그 사람을 소환할 것이냐?”라는 도전은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우리는 파송에 대해 큰 관심을 갖는데, 좋은 선교사를 보내는 것 못지않게 잘못하는 사람을 소환하는 문제도 심각하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선교사 관리’ 문제를 다루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갈렙 - 선교사의 책무나 관리도 선교사의 목회적 돌봄(care)에 들어간다고 봅니다. 돌봄이라는 차원에서의 관리나 책무를 다루면 좋겠습니다.

정민영 - 맞는 말씀이지만, 일단 care의 문제로 들어가게 되면 굉장히 많은 영역을 다뤄야 합니다. 따라서 관리와 케어를 구별하면 좋겠습니다. 선교단체에 행정적인 면이 있고 목회적인 면이 있는데, 목회자만 모이거나 행정가만 모이면 곤란할 것이나 편의상 둘을 구분해서 접근하면 좋겠습니다.

한철호 - 선교사 관리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 말로 문제 있는 선교사입니다.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정민영 - 다른 제안은 없는지요?

한철호 - 선교사자녀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정민영 - 모든 주제를 한꺼번에 다룰 수는 없으니 그것도 분리하여 생각하도록 합시다.

손창남 - 우선 이 포럼의 성격을 분명히 짚고 가면 좋겠습니다. 기본적인 방향성을 먼저 정하고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정민영 - 우리 포럼의 정체성에 대해 합의한 상태에서 주제를 다뤄야 하겠지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포럼의 산파역할을 하셨던 강대흥 선교사님의 말씀을 듣고 다시 한번 정리하면 좋겠습니다.

강대흥 - 이번 포럼이 열리기까지의 과정을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동안 현지에서 사역하면서 수많은 선교대회를 다녀봤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소모적이라는 느낌과 함께 과연 이렇게 진행해도 되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카고 한인세계선교대회를 참석해 봐도 마음을 끌어당길 만한 요소들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토록 많은 선교대회들이 교회나 선교사에게 유익을 준다는 확신을 갖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사람들이 책임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이곳에서 선교대회가 열렸을 때 LA 삼성교회가 참석해주셨습니다. 담임목사님께 선교사들을 격려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재정이 꼭 필요한 데 쓰였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비전을 이야기했습니다. 경험 있는 선교사들을 한 자리에 모아 그 머리와 마음에 있는 이야기들을 마음껏 나누고, 합의된 내용으로 한국교회라는 잔잔한 호수에 조약돌 던지듯 파급효과를 내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던 중 한철호 총무님을 우연히 공항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함께 말씀을 나누면서 선교사들이 주관적인 경험에만 의존하고, 학문적 반성이나 진지한 노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염려를 함께 하게 됐습니다. 결국 삼성교회 목사님과 나눴던 비전을 말씀드리게 되고 의기투합이 되어 선교사들의 뜻을 모으는 일은 제가 맡고, 국내의 목회자와 선교행정가들을 동참시키는 일은 한 총무님이 맡기로 했습니다. 

이 포럼의 취지는 한국선교에 대한 실속 없는 비판을 중단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하자는 것입니다. 선교현장에서 경험하고, 반성하고, 고민하고, 바라던 일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선교현장에 있는 우리들이 먼저 털어놓고 한국교회와 공유하는 일이 급선무라 생각했습니다. 한국교회는 아직도 선교를 돕기 위한 넘치는 열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갈공명과 같은 전략가 지략가, 모사가 나타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선교지 중심, 선교사 중심의 포럼을 구상하게 된 것입니다. 경제문제는 다보스 포럼, 환경문제는 리우 포럼, 인구 문제는 카이로 포럼이 지명도를 갖고 주도하듯이 우리도 내용과 현장성, 차별성이 있는 한국 선교포럼을 하나 만들어 보자는 것입니다. 

그 후 제가 세계한인선교사협의회(WKMF) 임원을 맡게 되면서 황태연 선교사님과 이 문제를 두고 대화할 기회가 있었고, 그 자리에서 김종국 선교사님과 연결되어 아시아 문제를 다뤄보자는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됐습니다. 그러면서 한철호 총무님과 만나고 계속 모여 기도하면서 구체적인 방안들을 구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실속 있는 포럼이 되기 위해서는 선교사들만의 모임으로는 부족하리라는 인식과 함께 선교단체의 대표들이나 선교동원가, 지역교회 목회자, 선교신학자 등이 한 자리에 모여 토론한다면 새로운 대안이 나올 수 있겠다는 데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필요한 재정은 삼성교회의 도움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씀은, 선교현장의 문제들에 대해 비판하게 되면 저항과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우리 안에서는 어떠한 토론과 지적도 포용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뜨거운 감자인 선교사자녀 교육문제까지도 감정이나 개인적 입장을 떠나서 자발적으로 문제를 인정하고 어려움을 고백하면서 대안을 모색한다면 주변의 이해는 물론, 도움의 손길도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선교사 스스로 문제와 고민을 이야기하면 되는데, 이것이 너무 어렵습니다. 이런 포럼을 통해 선교사님들이 감동받아 자신의 문제들을 솔직히 꺼내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수 있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런 모임을 통해 도출되는 결론에 대해서는 한국교회에서 기꺼이 도와줄 사람들이 나서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조경호 - 목회현장을 지키는 한 사람으로서 한국선교에 대표성이 있는 인물의 부재에 대한 안타까움이 늘 있었습니다. 복음주의권의 대표적 지도자인 홍정길, 이동원, 옥한흠, 하용조 목사께서 70년대 이후 성경공부와 제자훈련 중심의 새로운 한국교회 상을 주도하면서 부흥사들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당시 한국교회의 문화를 복음적 목회시대로 전환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삼성포럼 또한 새로운 선교적 지도자 상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분들이 앞장설 수 있도록 무대에 세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포럼 결과를 책으로 출판하고 내용을 알리려고 하는 것 역시 선교분야에 이런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성 때문이라고 봅니다. 예수의 소문이 예수를 알려준 것처럼, 이런 책자를 배포할 뿐 아니라 발제자들이 전국을 순회하면서 한국교회에게 이러한 내용을 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비용은 지역교회들이 부담하고 발제자들은 주요 도시들을 다니면서 한달 정도 교회를 위한 세미나를 갖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본부사역을 하시는 분들도 교회와 연계를 갖고 선교에 관한 교회의 ‘몽학선생’으로서 젖먹이고 돌봐주는 역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선교분야의 대표성을 가져야 합니다. 대표성을 확보하고 지역교회를 가르치는 일이 일어나야 한국교회가 변화합니다. 지금 선교의 불길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선교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신갈렙 선교사님 같은 분이 불을 일으키면 평신도가 변할 것입니다. 타협하지 않는 순수성이 한국교회를 얼마든지 일깨울 수 있습니다. 대표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일 뿐입니다.

정민영 - 이 포럼에서 모든 것을 다룰 수도, 그럴 필요도 없고, 차별화된 주제들을 선별해서 다뤄야 할 것입니다. 기존 포럼에서 다룰 수 있는 주제들은 거기에 편승하여 해결하고 그렇지 않은 주제는 그에 걸맞은 발제자들이 모여서 감당하면 될 것입니다.

황태연 - 강 목사님께서 제게 이 포럼에 대해 말씀하실 때, 경험 있는 지도급 선교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고민을 나눠보자고 했습니다. 현장의 고민을 나누는 자리에 선교사뿐 아니라 선교학자와 선교단체 대표들도 함께 모여 불쑥 솟구치는 슬픔을 나눠보자고 했는데, 신갈렙 선교사님 말씀을 들을 때 불쑥 올라오는 감정이 있었습니다.

손창남 - 우리가 한국교회의 선교를 대표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포럼 멤버십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결정해야 하고, 위원회가 구성돼 참석자를 매년 바꾸든지 해야지 올해 온 사람들이 매년 다시 온다면 배타적인 모임으로 오해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정민영 - 포럼의 성격상 멤버십을 한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포럼의 주제에 따라 발제자들이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손창남 - 어떤 사람들이 위원회를 구성하느냐가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포럼의 이름도 잘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종국 - 처음에는 이 포럼이 어떻게든 선교사들을 격려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그간 한국선교의 모습을 보면서 이게 아닌데 하는 위기감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포럼에 올 형편이 아닌데도 무리해서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포럼을 참석하면서 현장의 선교사뿐 아니라 한국선교 전반에 관계된 모임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손 선교사님이 말씀하신 대표성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황태연 - 조 목사님과 손 선교사님의 말씀이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선교사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자고 하시는데, 이번에 발표된 원고들을 보면 독자가 과연 인내를 갖고 읽어줄까 싶습니다. 한번의 문제제기로 끝나지 않고, 향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기된 주제들을 다뤄준다면 독자들도 이제는 정말 진솔한 이야기가 나오고 참신한 바람이 불고 있구나 인정하면서 거부감 없이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경호 - 저는 이 포럼이 필드와 교회 양쪽에 정말 기여하려면 모두 대중적 스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선교적 관심이 커지면 선교사 발굴이나 프로젝트 진행의 문제들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여호수아가 가나안을 정복하는데 왜 꼭 요단강이 갈라졌어야 했겠습니까? 물론 죽음과 부활이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여호수아에 대한 명성이 널리 퍼졌더라.”는 구절에 그 대답이 있다고 봅니다. 한국선교의 문제는 대중스타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진솔한 이야기를 해보고 책도 쓰자는 줄 알았습니다.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장훈태 - 차기 포럼의 주제를 이제 확정하도록 하지요. 책무라는 주제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선교의 외적 활동과 열매에 관심이 집중되었고 내부적 책무문제는 관심 밖이었다고 봅니다. 이 문제를 외부에서 건들기보다는 선교사들 스스로 파헤쳐주면 좋다고 봅니다. 그러면 선교학을 배우는 학생들이나 지역교회 모두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안은숙 - 다중적 책무를 행정적 문제라고 하셨는데, 복음을 나누는 사역자의 삶과 도덕성에 연관된 문제라 생각합니다. 단순한 행정문제 이상의 문제로 봐야 할 것입니다.

장훈태 - 선교사를 훈련할 때 자질문제를 다루므로 거기에 포함시킬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정민영 - 이 포럼에 대한 참석자들의 시각이 각각 달라서 어떤 사람의 이해에 맞춰야 할지 혼란스럽습니다. 포럼의 정체성 문제로 상당한 시간을 소모하고 있는데, 다음 포럼에 대한 이야기를 접고 근본적인 포럼의 방향을 논의할 것인지, 의견의 다양성을 이 정도 확인하고 구체적으로 차기 포럼의 주제와 일정, 장소를 잡는 쪽으로 갈 것인지 의견을 주십시오.

강대흥 - 원래 선교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하기보다 대안을 모색하자는 게 포럼의 취지였고, 이번에는 일반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부터는 구체적인 토픽을 정해서 심층적으로 논의하자는 것이 위원회의 생각이었습니다. 다른 가지치기를 일단 접고, 만약 이 방향이 좋다고 여기신다면 위원회를 통해 다음단계를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임경철 - 강 목사님의 구상과 황 목사님이 말씀하신 내용들이 잘 이해가 됩니다. 조 목사님 말씀은 후원자 쪽의 필요를 의식해 달라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저와 장 교수님 입장에서는 선교현장과 목회현장이 학문적 파트너가 되어 함께 공감대를 이루는 방향으로 가자는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대표성과 대중성의 중요성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방법론에 문제가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감히 한국교회나 한국선교를 대표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대표성을 주장하고 나서는 것보다는 인내를 갖고 장기적 안목으로 책을 통해 알려나간다면 점진적으로 대중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 목사님이 말씀하신 한국 복음주의 목회의 대표주자들도 처음부터 대표가 되자고 시작한 것은 아니고 함께 열심히 섬기다 보니 그런 위치에 서게 된 것으로 봅니다. 방법론에서도 겸손하게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진행해나가면 좋겠습니다.

조경호 - 말씀하신 대표성 있는 교회 지도자들의 공통점이 책을 출판하자마자 붐이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그분들은 하나님이 자기들을 통해서 한국교회에 복음주의를 일으키실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하나님께서 자기들을 어떻게 쓰시는지 분명히 인식했다고 봅니다. 대표성은 진실성이며 대중성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자질입니다. 

정민영 - 자 이제 다음 포럼을 향해 논의를 진행해봅시다. 책 출간을 위해서는 토론한 내용에 대한 녹취가 있어야 하고, 이를 구슬로 꿰는 작업이 뒤따라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편집도 하고 주관적 해석도 필요합니다. 속기한 내용을 편집위원들이 함께 읽고 교정을 거쳐 원고를 확정하는 방법으로 하면 좋겠습니다.  

손창남 - 이번 모임을 준비해 오신 준비위원 네 분에게 다음 포럼의 내용을 위임하면 좋겠고, 책의 편집과 출판 문제는 편집위원회에서 마무리하시면 좋겠습니다.

정민영 - 차기 포럼의 장소와 기간에 대한 여러분들의 의견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우선 장소는 다시 방콕으로 하고, 기간은 여러 가지 제안들을 감안 잠정적으로 내년 1월31일부터 2월4일까지로 하겠습니다. 

강대흥 - 이번 포럼에 사용된 재정의 내막에 대해서 한 말씀드리고 넘어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당초에는 삼성교회가 전액을 부담한다고 해서 예산을 3만 불로 책정했었습니다. 거기에는 발제자들의 왕복항공료와 호텔 숙식비, 회의실 사용료, 기타 잡다한 경비가 포함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교회가 고액의 교회건물을 구입하여 이전하게 되어 재정적 어려움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가지려 했던 포럼이 연기되었고, 그 내용은 메일을 통해 여러분에게 알려드린 바와 같습니다. 메일 회람명단에 들어간 최미영이라는 분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분은 삼성교회 선교사로 지난번 라오스 대회에 참석한 분인데, 최근 교회를 휴직하게 되었습니다. 그 분과 남편이 포럼이 무산된 소식을 듣고 마음에 부담을 느끼고 만 불을 헌금하셨습니다. 그 전에 다른 성도가 제 아들 모세의 졸업선물로 1천불을 주셔서 포럼을 위해 헌금했더니 하나님이 3일 만에 1만 불을 추가로 주신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신호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여비를 신청하신 분들은 모두 그대로 처리했고, 재정이 부족한 것을 아시고 여비를 스스로 부담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3. 방콕 선교포럼 취지문 채택

손창남 선교사가 초안을 낭독하고, 토론을 거쳐 내용 및 문구를 수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