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관리에 대한 응답

한도수

권성찬 선교사가 발제한 전략적 계획과 평가(Strategic Planing And Review)는 대단히 중요하며 오늘날 한국 선교사역에 있어 적절한 발제라고 생각한다. 성령의 인도라는 미명아래 무계획 무대책으로 일관해 온 한국선교를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다. 

서구 선교단체는 대체로 모든 사역에 있어서 미리미리 계획을 세워서 사역을 실행하고 사역한 것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러한 것은 시스템으로 되어있어 서구 단체에 소속된 자는 누구도 이러한 일에 의의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 드린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권 선교사가 서론에서 지적했듯이 이러한 시스템이 없을뿐더러 이러한 시스템이 만들어져도 여기에 익숙하지 않아 선교사간에 거부반응이 나타남은 물론 아예 시스템에 따르지 않은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 만들어지고 유용한 시스템이 구축이 되어도 여기에 따르지 않는다면 그 정책과 시스템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내가 필리핀에서 사역할 때의 일이다. 모 교단 필리핀 선교부에서 선교지에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초임선교사에게 마닐라를 떠나 지방으로 내려가서 사역하도록 결의했다. 그러나 초임선교사는 지방에 내려가지 않고 마닐라에서 사역하겠다고 선교부의 결정을 거부했다. 선배들은 모두 마닐라에 있으면서 왜 나에게만 지방으로 내려가라고 하냐며 오히려 선배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 초임 선교사는 한국에서 큰 교회로부터 파송 받았으며 그 선교사는 교단 정치적으로도 막강한 배경이 있는 것 같았다. 결국 그 초임선교사는 그의 뜻대로 마닐라에서 사역하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권 선교사가 설명하고 있는 SPAR는 충분히 이해가 되고 이러한 방법과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누가 이러한 시스템을 만들어 관리할 것인가이다. 한국에 있는 본부가 리더십을 가지고 각 나라에 SPAR세워서 관리 할 것인가?  아니면 지부장(Filed Director)이 SPAR를 세워서 관리할 것인가?  그렇다면 본부의 조직과 리더십은 어떠한가?  지부의 조직과 리더십은 어떠한가? SPAR를 세워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이렇게 볼 때 SPAR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이러한 SPAR를 세우고 추진해 갈 리더십이 먼저 세워져야 하며 아울러 모든 선교사들이 리더십의 결정에 따르고 협력하는 체제가 바로 세워지는 것이 더욱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임경심 선교사가 발제한 징계도 선교사의 도덕적이나 윤리적인 차원만이 아니라 선교부의 리더십에 대한 불순종이나 정책 결정에 따르지 않은 자들에 대한 징계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선교사의 관리와 징계가 정책에 따라서 바르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파송한 교회나 후원자들이 선교단체를 신뢰하고 그 리더십에 모든 권위(Authority)를 주어야 가능할 수가 있다. 위에서 예를 들어 설명한 필리핀의 초임선교사가 필리핀 선교부의 결정에 따르지 않은 이유는 그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가 주비 선교부의 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파송한 교회가 모든 권위를 주비 선교부에 주었다면 그 초임 선교사는 선교부의 결정에 따랐을 것이다. 만약 그가 선교부의 결정에 다르지 않으면 선교비가 중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징계란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교회에는 권징조례가 엄연하게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인들의 잘못에 대하여 징계를 하지 못하고 있다. 징계하면 다른 교회로 가 버린다. 다른 교회에서는 다른 교회로부터 온 그가 징계의 대상인지를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묵인 하는 것인지 교회 출석한 것만으로 고맙다고 하며 꽃다발을 한 아름 안겨주면서 온 교우들이 박수를 치면서 대 환영한다. 어느 교회에서는 선물까지 주면서 환영한다. 교회에 권징이 살아진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내가 속한 바울선교회 정책에 징계에 대한 규정이 있다. 지난 19년 동안 몇 선교사에 대한 징계가 있었다. 여기에는 도덕적인 건도 있었고 정책에 대한 불이행에 대한 건도 있었다. 그러나 이사회에서 징계하려고 선교사를 소환했는데 모두 바울선교회를 탈퇴해 버렸다. 바울선교회는 선교사에 대한 구속력이 없는 초교파 선교단체이기에 선교사가 스스로 탈퇴 한다고 할 때 더 이상 거론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바울선교회서는 탈퇴한 자체가 징계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예컨대 선교사의 관리와 징계가 바르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전문화 된 선교단체로 세워지고 바른 리더십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따라서 임선교사가 지적했듯이 선교사 선발과 훈련을 통해 정책에 대하여 충분히 숙지하도록 하고 특별히 선교사 관리와 징계에 대한 부분에서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에 대한 동의 각서를 받도록 한다. 아울러 선교사를 파송하고 후원하는 교회에 협조를 요청하여 선교회가 권위를 가지고 정책을 펴 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구축이 되면 선교사 관리가 잘 이루어져 SPAR도 DISCIPLINE도 잘 되어 효과적인 사역이 이루어 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