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의 건강성 증진을 위한

선교신용평가시스템 운영방안 

강승삼

1. 한국교회세계선교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가?

2. 한국선교의 미래지향적 인프라 정책과 선교신용평가시스템

3. 선교신용평가시스템의 필요성

4. 선교신용평가의 지표

5. 선교신용평가시스템 운영 방안

1) 평가단의 구성

2) 평가단의 활동

3) 평가 방법 및 기간

6. 기대 효과

7. 신용평가시스템 운영의 고려 사항

8. 결론적으로 한국서교신용평가기준의 제반 항목들을 제안한다.

1. 한국교회 세계선교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가?

2007년은 1907년 평양 대부흥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하고 여러 교단과 단체에서 대대적인 행사를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0년의 한국기독교와 세계선교를 돌아보면 경이로운 부흥과 성장을 해 왔음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요 한국교회의 선교적 헌신의 순종이었다. 역사적으로 기독교 선진국들이 선교대국이 될 수 있었던 몇 가지 요인이 있었다. 첫째는 교회의 부흥성장, 둘째는 기독교고등교육의 질적 향상을 통한 기독교 젊은 사역자의 육성 강화, 셋째는 국가의 경제성장과 외환정책의 국제화, 넷째는 국가의 종교자유정책 등이었다. 우리 한국의 경우 세계선교의 발전 또한 이와 비슷한 요건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본다. 1980년대 여행자유화와 서울올림픽과 함께 파송선교사가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1998년 이후 2004년까지 매년 1,317명씩 증가하여 2004년 4월 12,159명 그리고 2005년 현재 약 1만 3천여 명의 선교사가 180여 개국에 파송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선교의 새로운 도약과 부흥을 위해 진취적이고 새로운 비전이 여러 곳에서 제시되고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과거 25년간의 통계자료를 토대로 향후 25년간 선교사 파송 수를 5만여 명으로 예측하고 이를 한국교회 선교의 비전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국제사랑의 봉사단 대표로 있는 황성주 박사는 백만 자비량 선교사파송운동으로 "MT 2020 Project"를 통해 2020년까지 100만 명의 자비량 선교사를 창의적 접근 지역으로 파송하여 각 지역에 교회공동체를 세우자고 제안하고 있다. 인터콥 또한 ‘신 사도행전, 백 투 예루살렘(Back To Jerusalem) 운동’의 일환으로 중국의 100만 선교사 비전과 발을 맞추어 “2010년까지 100만 성도, 10만 선교사”라는 모토를 주창하고 현재 운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렇듯 한국 선교계 여러 곳에서 매우 발전적인 비전을 가지고 한국교회의 선교부흥을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하나님의 크신 운혜요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지나치게 양적 성장만 강조한다거나 지금은 한국선교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지금까지의 한국의 세계선교를 되돌아보면 양적인 측면에서의 성장은 가히 주목할 만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부족한점이 있음을 인정한다. 선교사 파송 중심의 정책으로 많은 선교사의 파송 후 특정 지역에 선교사가 집중되는 선교사의 집중 배치 현상, 선교재원의 중복 투자 현상, 선교사의 복지 문제, 선교사 계속교육의 문제, 전문성 없는 선교단체의 남발, 지역교회에서 직접 파송되거나 또는 개인적으로 선교지로 나가는 무적(無籍) 선교사들의 증가 등 여러 문제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의 부작용으로 인해 선교현지에서는 선교사들 간의 협력은 고사하고 갈등과 불협화음이 곳곳에서 들리기도 하여 어떤 교회는 선교를 불신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2001년 이후 한국세계선교의 질적인 부분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선교사의 전략적 배치 문제, 안식년 선교사의 계속교육 문제, 선교사 자녀의 교육 문제, 선교사 건강 및 복지 문제 등 예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되어 왔다. 이런 지속가능한 선교를 위한 선교사의 캐어 문제와 함께 자성적인 측면에서 선교계 스스로를 평가하는 선교신용평가시스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또한 이런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는 한국교회 세계선교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데 있어서 갖춰야 할 질적 향상차원의 선교인프라구축 정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2. 한국교회선교의 미래지향적 인프라구축 정책과 선교신용평가시스템

현재 한국 선교계에서 거론되고 있는 미래지향적 정책으로는 지속가능한 선교를 위한 선교사토털캐어시스템, 선교의 책무성 증진을 위한 선교신용평가시스템 그리고 미전도 종족 선교의 발전적 전략으로서의 전방개척선교, 이렇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선교사토털캐어시스템(total member care system)은 선교사 개인에 집중하는 선교본부의 정책이며, 그 범위는 국내본부와 선교지를 포함한다. 선교사토털캐어시스템은 모든 선교공동체가 실시해야 할 필수 요건이지만 독자적으로 구축하기보다는 함께 구축하여, 함께 사용하는 공공재(public good)의 성격이 강하다. 이는 파송중심의 선교정책에서 매우 취약한 부분이었다. 또한 단순히 선교사의 복지정책 뿐만 아니라 선교사가 현지에서의 사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반 인프라를 제공하여  선교사역이 계속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정책이다.

그리고 전방개척선교(frontier mission)정책은 미 전도종족중심의 개척과 개혁 지향적 선교정책이다. 여기에는 선교사의 전략적 배치(Deployment), 미전도 종족 분담(Adoption), 선교의 사역별/지역별 전문화(Specialization)가 함께 논의되면서 개별단체의 결정과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거시적인 합의가 우선되어야 하며 그 결과는 전선교계에 적극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하나님의 선교계획을 이루게 되는 성경적인 선교정책이 된다.

선교신용평가시스템(missions accreditation system)은 국내 선교본부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으로서 위의 두 가지 정책을 모두 포함하는 포괄적 정책이자 이의 실천을 촉진하는 매개 정책(intermediation policy)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선교신용평가시스템은 한국선교의 견실성과 건강성을 확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선교정책이다. 

3. 선교신용평가시스템의 필요성

그러나 ‘신용’과 ‘평가’라는 단어가 그간 선교계에서는 매우 낯선 용어임이 틀림없다. 대체적으로 지연, 학연에 의해 선교사 파송 및 후원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그 결정 또한 미래의 성과를 ‘믿음으로’ 바라보고 결정하기 때문에 위의 두 단어가 개입될 여지는 매우 빈약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선교사역이 국내가 아니라 국외에서 행해지기 때문에 거리적으로 이를 평가할 만한 여유가 없다는 것도 선교에게서 평가라는 단어를 생소하게 만든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신용’과 ‘평가’라는 단어는 기존 경제계나 일반 학문에서 사용하는 기준과는 상이하다. 주로 경제적인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신용이라는 단어는 거래상의 상호 교환적 신뢰를 의미하지만 선교에 있어서의 ‘신용’은 위탁받은 것 (accreditation)에 대한 책임 (obligation, accountability)을 의미한다. 즉, 선교를 위해 위탁받은 자로서 선교사 개인 또는 단체가 얼마나 성실하게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느냐는 것을 의미한다. ‘평가’라는 것 또한 가치를 검토하여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책임의 효과적인 수행을 위한 발전적 제안이다. 그런 의미에서 선교신용평가시스템의 도입은 한국 선교의 발전과 건강성 확보를 위한 미래지향적 정책으로서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4. 선교신용평가의 지표

그동안 여러 차례 선교신용평가시스템에 대한 논의들을 정리해 보면 대체로 정책ㆍ전략 부문, 행정 부문, 캐어ㆍ관리 부문, R&D 부문, 동원ㆍ훈련 부문 그리고 협력ㆍ네트워크 부문 등 총 6개 분야로 정리될 수 있다. 아래의 항목들은 평가지표를 만들기 위한 영역 구분으로서 세부적인 평가 지표는 평가단 전체의 연구와 토론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고 또 보완 될 것이다.

(상단표 참조)

5. 선교신용평가시스템 운영 방안

가. 평가단의 구성

평가단의 인원은 각 부문별 1명~2명 선으로 구성되어 총 인원이 12명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한다. 이것은 평가위원의 수가 너무 적어 세밀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또는 평가단 위원 수가 너무 많아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상황에 따라 적절한 조율이 필요하다.

평가위원은 관련 분야에 소양을 인정받은 자로서 KWMA 위촉 또는 회원단체의 추천을 받아 KWMA 운영이사회에서 구성하며, 임기는 3년으로 하며 연임 가능하도록 한다. 평가위원을 위촉하는 방법으로 KWMA와 회원단체의 추천을 받는 방법이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일단 선교에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선교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가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모든 회원단체에서 기본적으로 한 명씩 추천하여 위원이 됨에 따라 동등한 기회와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게 됨으로써 평가단에 대한 거부감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선교사 파송 수가 100명 이상인 단체는 2명의 위원을 위촉할 수 있도록 하여 위상을 인정하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

나. 평가단의 활동

선교신용평가시스템은 단체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평가단의 활동 시기도 일괄적으로 정해 놓을 수는 없다. 일반 대학 평가나 기업 상품 평가처럼 기한을 정해 놓고 정해진 일정에 따라 평가가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평가단의 구성과 활동 또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를 대비하여 전체 평가위원 중에서 각 부문별로 시간이 가능한 위원으로 구성하여 평가를 실시하게 된다. 그리고 평가위원은 본인의 해당 영역에 대해서만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그 부문에 대해 평가를 한 다음 다른 부문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전체 토론과 자료 및 의견의 교환 등을 거치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교차 확인이 가능하고 전문가적 관점에서 일반인의 관점으로도 참조할 수 있기 때문에 평가결과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게 된다.

평가단운영을 위한 재정부분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평가를 받는 단체의 감사헌금으로 운영된다. 평가를 받는 단체에서 자율적으로 평가에 대한 감사헌금을 KWMA에 하면 KWMA는 평가위원에게 소정의 평가위원 활동비를 제공한다. 이런 방법이 단체의 강박감을 덜고, 평가단원이나 피 평가단체 모두에게 자발적 참여의 동기부여가 되고 아울러서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게 된다.

다. 평가 방법 및 기간

우선 자발적으로 평가를 받겠다고 자원한 단체들로 일정이 짜이게 되고 평가 준비를 거쳐 미리 평가기준에 따라 피 평가단체가 문서로 리포트하고 평가단원은 미리 그 리포트를 연구 분석하고,  하루의 실사를 통해 해당 단체에서 평가가 진행된다. 평가 결과의 공개 여부는 해당 단체가 결정하게 되며 그 평가 결과는 3년간 유효하게 된다. 또한 단체에서 원할 경우에는 해당 부문에 따라 컨설팅(consulting)이 가능하도록 하여 단체의 실질적인 개선 노력을 돕도록 한다.

6. 선교신용평가기구운용의 기대 효과

그렇다면 선교신용평가시스템이 도입됨으로써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의 필요성을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가. 선교단체 스스로가 자신을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선교신용평가시스템은 타인에 의해 평가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평가하는 자기평가적 시스템(self-evaluational system)이다. 구래서 해당선교단체가 먼저 평가기준에 따라 자체평가리포트를 작성하여 제출한다. 다음은 자 평가한 자료와 실사를 거쳐서 객관적 평가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선교에 특화된 공통의 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스스로에게 먼저 적용해 봄으로써 자신을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즉, 평가 지표가 없었을 때에는 평가 자체에 대한 인식 그리고 더 나아가 평가의 필요성을 인식한다고 하더라도 무엇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가 모호했지만 평가시스템이 있음으로 말미암아 스스로를 점검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 상호검증을 통해 발전의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를 평가하는 것에는 최소한의 평가 기준에 대한 객관성은 보장이 되지만 평가 결과에 대한 객관성은 보장되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스스로 내리는 평가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호검증’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선교 단체들 간의 구조는 위에서 아래로 통제되는 수직적 구조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동등하고 각각의 독립적 영역이 확보되는 수평적 구조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평가 받을 수도 없고 평가할 수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신용평가시스템의 상호성(reciprocity)은 매우 중요하다. 즉, 한 단체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그 단체가 다른 단체를 평가할 수 있다는 상호교환적인 전제가 있어야만 이 시스템에 동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호검증 시스템은 평가 객체 뿐만 아니라 평가 주체가 됨으로써 발전의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게 된다. 즉, 다른 여러 단체의 평가에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정보와 운영 방법 등을 접하게 되고 이로 말미암아 평가 자체가 학습의 기능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학습된 내용은 자기 단체에 조명됨으로써 발전적 정책으로 적용될 수가 있는 것이다.

다. 단체의 효과적 운영방안 지원(consulting)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선교신용평가시스템은 평가기능 뿐만 아니라 운영방안 지원 즉, 컨설팅 기능까지 포함한다. 물론 이것은 해당 단체에서 요청이 있을 경우 평가위원들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단체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개선방안을 제안 받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 기능이 활성화되어야만 선교신용평가시스템이 단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원 기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해당 단체의 배우고자 하는 마음, 열린 정신이 우선해야 하며 또한 가르치듯이 개선방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토론하고 뜻을 모아감으로써 해당 단체의 능동적인 참여와 개선 방안을 도출해 내는 것을 의미한다.

라. 개별 단체의 총체적 평가를 통한 한국선교의 전략적, 정책적 능력 향상 및 건강성 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

이러한 개별적인 단체의 개선 노력은 큰 틀에서 보았을 때는 한국선교 전체의 전략적, 정책적 능력 향상 및 건강성 증진을 가져오게 된다. 개별 단체의 개선 노력은 선교에 있어서 거룩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고 이는 타 단체에게 자극을 주고 개선의지를 부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동반 상승이라는 선 순환적 발전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곧 한국선교의 전반적인 부분에 있어서 능력 향상 및 건강성 증진 효과가 있게 될 것이다. 또한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는 상호협력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즉, 상호 평가를 통해 서로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유사한 사역 또는 유사한 지역끼리의 협력이 발생하게 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마. 지역교회를 향한 신뢰 구축에 있어서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이러한 개선의 노력, 협력의 효과 등은 지역교회가 선교단체를 이해하고 신뢰하는데 있어서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선교단체를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는 보다 객관적인 자료가 제시된다면 교회가 선교단체와 동역을 하는데 있어서 기존의 학연, 지연을 넘어서는 새로운 협력 시스템에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바. 세계선교계에도 긍정적인 모델이 되고 국제적 선교리더십에 동참하게 될 수 있다. 

선교계 전반에 걸쳐 신용평가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하는 나라는 현재 우리 외에는 없다. 물론 외국의 경우 개별 단체에서 외부 기관에 의뢰해 평가를 받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이를 하나의 전반적인 시스템으로 구축하고자 하는 경우는 아직 찾아 볼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선교신용평가시스템은 세계선교계에도 매우 긍정적인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선교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해서 한국교회선교가 건강한 선교공동체가 되어 국제적 모델이 되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교한국“ 이 될 것이다.

7. 선교신용평가시스템 운영의 고려 사항

이상의 내용처럼 선교신용평가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되어져서 작동한다면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여러 가지 면에서 고려하고 합의해야 할 사항도 많이 있다.

가. 평가단의 자질 및 전문성 문제

단체에 따라 역사와 사역 형태가 다르고 이념이 다른 상황에서 이를 면밀히 그리고 효과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만큼 평가를 수행하는 평가위원의 경험과 자질 그리고 전문성이 상당한 수준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역사가 짧은 우리 선교계에서 이러한 자질을 가진 전문가를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또한 평가위원의 선임 방법이 어떤 기준, 예를 들어, 사역경험 10년 이상, 해당 분야 실무경험 5년 이상 또는 박사학위 소시자 등으로 기준을 정하면 과연 얼마나 많은 평가위원이 구성될 수 있을 것인가는 한국선교 현실에서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선교현지에서의 경험이 많은 실무 중심의 사람은 학문적 영역에서 취약하고 상대적으로 학문적 영역에 강한 사람은 실무 영역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 둘을 모두 갖춘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실무형과 이론형이 적절하게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평가단을 구성하는 일 밖에 없다. 그럼으로써 너무 실무 쪽에 치우쳐서 이론이 취약해 지거나 또는 너무 이론에 치우쳐서 실무가 취약해 지는 일이 없도록 상호 보완해 나가야 한다.

나. 평가결과의 객관성 문제

또한 평가결과의 객관성 문제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는 위의 평가단의 자질 및 전문성과도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일단 평가단의 자질과 전문성에 대해 충분한 권위를 획득하지 못하면 평가결과에 대한 신뢰도와 객관성에 손상을 입게 된다. 또한 일반 경제학적, 경영학적 신용평가시스템과는 달리 계량적 평가 보다는 질적 평가가 주를 이룰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평가결과의 객관성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즉, 일반 신용평가에서는 경제학적 지표인 GNP, GDP, 통화량, 환율, 수출량, 수입량 등 계량적 지표가 학문적으로 개발되어져 있고 이를 통해 질적 평가가 이루어지지만 선교신용평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계량적 지표 없이 질적 평가가 이루어 져야 하기 때문에 주관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리고 평가결과의 객관성에 있어서 더 큰 걸림돌은 체면문화의 요인과 선교 단체들 간의 관계가 다양한 형태로 중첩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같은 교단, 같은 선교단체, 같은 학교 출신이 상당히 많이 있고 같은 교회에서 후원을 받거나 긴밀한 이중멤버십 관계 심지어는 한 단체의 대표가 다른 단체의 이사로 있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상황에서 얼마나 평가의 객관성이 보장되겠는가 하는 것이다. 한국선교의 협력을 논의할 때 문제가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서로를 인간적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협력을 도출하기 위한 합의의 과정이 서로에게 부담이 되어서 이를 회피하다보니 협력이 잘 발생되지 않는 경우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평가결과의 객관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가위원의 구성에 있어서 되도록 ‘시간이 가능한 사람’을 위원으로 선출하기 보다는 ‘중첩된 관계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그래서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구성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다. 보편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평가지표의 확보

위의 구조적인, 개별적인 문제와 아울러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바로 평가지표 자체의 수용문제이다. 즉, 보편적으로 그 평가지표가 상당한 가치가 있고 신뢰할만하다는 인식이 없으면 평가결과 자체도 신뢰를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평가시스템에 참여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거쳐 그리고 경영학, 통계학, 회계학 등과 같은 일반 학문의 기법을 적용하여 평가지표가 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지표가 지역교회와 선교계 전반에 투명하게 공개되고 공청회와 같은 의견수렴의 과정을 여러 번 거쳐 최대한의 이해와 합의를 얻은 지표들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수정보완 될 것이다.

라. 선교신용평가시스템에 참여도의 문제

이 문제 또한 선교신용평가시스템의 정착에 고려사항이 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선교계는 어느 누가 강제하거나 강요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단체가 이 평가 시스템에 동참하라고 제안할 수는 있을 뿐이다. 즉, 굳이 평가를 받지 않아도 아무런 제약이나 상황변화가 없다면 그리고 소수의 단체만 여기에 참여하게 된다면 평가 시스템은 제대로 정착될 수가 없게 되다. 그렇다면 어떻게 단체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우선적으로는 지속적인 설득과 이해과정을 거쳐 이 시스템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더 나아가 신용평가의 흐름(trend)을 조성함으로써 참여를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 선택적 유인(selective incentives)을 개발하여 신용평가시스템에 참여하였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와의 차별을 둘 필요도 있다.

마. 평가 결과의 공개 문제

최종적으로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가 바로 평가 결과의 공개 문제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선교신용평가는 수직적 평가도 아니고 잘잘못을 따지는 평가도 아니지만 평가 자체가 갖는 인식의 한계 때문에 그 결과가 공개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많은 단체에서 원하는 항목만 공개하려고 하거나 또는 내부 자료로서만 사용하기 위해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그 단체를 제대로 알고 싶어 하는 제3자에게 평가결과라는 정보가 차단된다는 것이다. 또한 결과가 공개되지 않으면 비교될 수도 없고 그럼으로 말미암아 거룩한 경쟁의 선순환도 발생하기도 어렵게 된다. 또한 평가결과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취약한 항목이 어떻게 개선되었는지도 알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하면 단체는 평가를 받아보았다는데 만족해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가 결과 공개에 대한 단체들 간의 합의가 우선적으로 있어야 한다. 즉, 개별적인 항목의 점수가 아닌 종합평점 상위 10개 또는 5개 단체만 공개가 되도록 하고 이와 함께 각 항목별 상위 10개 또는 5개 단체를 공개한다. 예를 들어, A라고 하는 단체는 종합평점은 중간 순위이지만 선교정보화 부문에서는 우수하다고 공지함으로써 단체의 위상을 살려주고 강점을 더욱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개별 단체는 평가의 결과가 공개되는 것에 있어서 부담을 갖기 보다는 단체를 알리는 기회로 삼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외에도 선교신용평가시스템 운영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있다. 예들 들면 교단선교부와 선교단체를 동일한 지표로 평가할 것인가의 문제, 교단선교부와 선교단체 간의 평가단 구성을 어떻게 할 것인가 또한 다양한 사역이 존재하는 것만큼 다양한 개별 단체의 특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고려해야할 문제들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당사자들 간의 토론과 합의를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8. 결론적으로 한국선교신용평가기준의 제반 항목들을 제안한다.

지금까지 선교신용평가시스템의 개념과 전체적인 측면에서의 위치와 필요성 그리고 구축 방안, 실행되었을 경우의 효과와 고려 사항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선교신용평가라는 단어의 중요성과 무게만큼이나 기존의 한국선교를 평가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일은 정말 중요하고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선교신용시스템은 한국교회의 건강한 세계선교의 발전을 위하여 우리 스스로가 연구 팀을 구성하여 연구, 발제하였고 공청회를 가졌다. 그 이유는 우리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위탁하신 자원과 재원을 책임감을 가지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선교사 5만 명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우리에게 이 비전을 이룰 수 있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시스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파송선교사 증가의 비전도 물론 가져야 하겠지만 이와 함께 선교 인프라와 전략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도 아울러서 병행되어야 할 때이다. 그런 시점에서 선교사토털캐어 문제와 함께 선교신용평가시스템에 대한 논의는 아주 적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누구나 평가하기는 좋아하지만 평가 받는 것은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서로 연약한 부분을 도우며 강한 부분을 세워주는 그리스도의 몸된 공동체로서의 올바른 모습을 가지는 한국선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약하고 무엇이 강한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것을 위해 선교신용평가시스템이 있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적절하게 활용되고 정착됨으로 말미암아 한국선교가 한 단계 발전되고 장차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비전을 이루는데 있어서 귀한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제안하며 부록으로 한국선교신용평가기준을 첨부하면서 결론을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