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사역의 감독과 관리체제 (정경철 선교사)”에 대한 응답 김병윤, GMP 들어 가며 지금 한국 선교의 문제는 본부든 필드이든 조직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조직이 조직다운 기능’을 하지 못하는 ‘기능적인 조직의 부재’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정경철 선교사님은 그의 국제 단체의 리더십 경험을 바탕으로 “필드사역의 감독과 관리체제”라는 발제를 통해 우리에게 좋은 제안과 대안을 제시해 주시고 있다. 그렇지만 국제 단체의 조직적 상황이 우리와 다르고, 이론적 접근이 아닌 선교의 실제적이고 현실적 접근이라는 측면에서 몇 가지 질문을 제기하고 싶다. 1. 필드 조직이 구성되면 선교사 관리는 자연적으로 잘 될 수 있는 것인가? 필리핀에서 지난해 문제가 되었던 선교사가 소속된 교단의 선교부의 홈 페이지에 며칠 전 접속해 보니 79개국에 850여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었고, 조직적인 면에서는 아시아의 경우 (1) 동아시아, (2) 동북아시아, (3) 동남아시아, (4) 남아시아, (5) 중앙아시아(북방), 그리고 (6) 인도차이나 등 여섯 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관리하는 조직이 있었는데 이것을 보면 선교사들을 묶는 조직이 없어서 문제가 야기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우리는 한국교회 선교역사상, 선교사들이 교제권을 넘어 공동의 비전과 철학, 그리고 사역목표를 가지고 팀이나 조직을 통해 사역을 하면서 좋은 성과를 거둔 경우는 흔치 않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조직으로서의 선교 사역 구조는 규모의 크기를 떠나 그 조직의 선교사역에 대한 목적과 목표에 조직 구성원들의 분명한 이해와 함께 정기적인 평가작업이 필요하다. 조직 구성원들이 공동의 비전과 철학을 통한 가치창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매년 평가작업을 통해 선교하는 조직으로서의 방향성을 살펴야 할 것이다. 과연 앞에 언급한 교단 선교부를 비롯하여 얼마나 많은 한국의 선교부나 선교 단체들이 단순하게 구성된 조직을 넘어, 실제적으로 조직 전체가 공유하는 조직의 명확한 목적(Mission Statement)과 목표(Vision Statement), 그리고 핵심 가치 (Core Values)들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2. 필드 조직이 잘 구성되면 헌신되지 않은 선교사들의 관리도 잘 할 수 있는가? GMS의 김활영 선교사는 최근 ‘선교를 위해 헌신되지 않은 선교사 집단의 출현’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예를 들어 (1) 한국에서 부목을 하다 담임 목사로 가기에는 버겁고 개척을 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에 있는 분들이 몇몇 주위 교회의 후원을 얻어 선교지로 나오는 경우, (2) 교회를 개척하여 사역하다가 실패하여 선교지로 나오는 경우, (3) 건강을 잃어서 비교적 사역량이 적은 선교지로 나오는 경우, 그리고 (4) 자녀들의 교육(영어나 중국어 습득 및 국제화를 위해)을 위해 선교지로 나오는 경우 등 선교를 위한 헌신이 아니라 자신의 필요와 유익을 위해 선교지에 나오는 선교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왜 선교지에 와야 하는지, 왜 선교사가 되었는지 얼른 이해가 안 가는 선교사들이라도 현행 선교 구조에서는 일정한 자격만 갖추면 선교단체나 교단 선교부에 가입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고, 필드의 조직에 소속되는 데에도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필드 조직만 잘 구성되어 있으면 이렇듯 분명한 소명 없이 온 선교사들도 건강하게 선교사역을 잘할 수 있을까? 우리가 조직을 만들고 그 조직을 통해 일하지만 조직원의 구성이 선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국 선교가 조직을 논하기 이전에 건강하고 소명을 통해 나온 헌신된 사역자들로 선교 단체나 선교부를 만들어 가는 것에 대한 고민은 불필요한 것인가? 3. 평등한 필드 구조를 가질 경우 건강한 필드 체제가 구성될 수 있는가? 그리고 평등한 필드 체제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 한국 사람들의 문화, 기질, 경쟁을 부추겼던 교육등 다양한 배경을 볼 때 어떻게 평등한 필드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 궁금하다. 4. 규모 면에서 영세한 한국의 선교단체나 교단 선교부들이 세계를 아우르는 방대한 지역에 선교사를 파송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더십 팀 구성은 가능한가? 몇몇 선교단체나 교단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교단체나 교단 선교부들이 영세한 규모를 갖고 있는데 앞에서 언급한 교단 선교부의 경우 850 명 선교사를 관리하는 본부의 행정 직원은 행정 책임자를 포함하여 모두 6명 정도에 불과하였다. 그렇다고 이 교단이 각 대륙 별로 선교사 행정이나 관리. 혹은 케어를 위한 건실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선교행정의 달인 김동화 선교사는 필드 선교사 20명당 1명 정도의 행정 지원을 위한 본부 스탶이 필요하다고 한 바 있는데, 과연 이런 구조를 갖고 있는 단체가 얼마나 될까? 특별히 한 지역에서 일하는 몇 명 안되는 선교사들이 서로 반목하고 갈등에 빠져 있을 때에는 누가, 어떻게, 어떤 리더십을 갖고 사안을 해결해야 하는지 궁금하다. 5. 필드에서 장기간 사역하는 커리어 선교사들에 대한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점점 그 집단 규모가 커져 가고 있는 커리어 선교사들의 감독과 관리에 대해서는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다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선교 행정이나 선교사 케어는 신임 선교사들에게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선교사들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6. 필드 리더십 구조에서 결정권을 갖는 리더들과 결정권을 갖지 못하는 리더들의 차이는 무엇인가? 예를 들어 Member Care Coordinator는 필드에서의 결정권을 갖고 있는데 왜 Field Coordinator for Short-termers나 Orientation Coordinator, 그리고Language Coordinator들은 결정권을 가지지 못하는가? 결정권을 갖거나 갖지 못하게 하는 그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 7. 원활한 의사소통만으로 조직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가? 정 선교사님께서는 리더가 해야 할 일 가운데 90%가 의사 소통이라고 하였는데 선교 연륜이 깊어 지고 조직이 안정권에 들어 있을 경우에는 그의 지적대로 원활한 의사 소통이 차지하는 비중은 90% 혹은 그 이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필드 조직이 아직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한국 선교의 상황에서 볼 때 원활한 의사소통만으로 가능하지 못한 그 무엇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마 그 중의 하나는 ‘준비된 선교 리더십’일 것이다. 건강한 대안과 역동적 사역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준비된 리더십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활한 의사 소통만 있다고 조직이 건강해 지고 훌륭한 사역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 선교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더 많은 양질의 선교 리더십. 준비된 리더십을 키워 내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나가며 (제안) 건강한 선교 (본부와 필드) 시스템 구축 사람이 건강을 상하고 난 후에 병원에 찾아가 필요한 수술을 받거나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은 ‘치료의학’에 해당하며 이것은 죽을 사람을 살리는 중요한 의료행위이다. 지금 한국 선교의 모습이 이런 것은 아닐까? 치료의학 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을 ‘예방의학’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질병에 감염되거나 노출되지 않도록 미리 주의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의료행위 보다 더 나은 것은 ‘건강증진의학’이라고 하는 것으로 처음부터 건강한 체질을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한국 교회 선교는 이제 문제가 발생한 후 많은 대가를 들여 치료하거나, 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차원을 벗어나 본질적으로 건강한 선교 구조를 만들기 위한 성찰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나는 방콕 포럼이 치료의학이나 예방의학의 차원을 건강증진 의학과 같은 건강한 본부 구조, 건강한 필드 체제의 대안을 제시하였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다. 선교의 동원, 훈련, 파송, 현장 감독 및 관리 (멤버 케어), 지도력 개발 (재교육), 은퇴후의 관리 (30대부터 은퇴후를 대비한 준비)등을 아우르는 통합적 선교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 독일의 DNG? 모델) 그리고 필드의 조직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하고 한국 선교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개발하기 위한 선교 리더십 학교를 제안한다. 실무중심의 훈련을 담은 리더십 훈련, 특히 서구의 선교 지도력 개발 모델 (예: SIL의 MDOC)들을 벤치 마킹하면서 우리에게 맞는 리더십 개발과 교육을 통해 준비된 선교 지도자들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 | 
